이 영화는 옛날에 나왔을 때 보고 싶었는데 못 봤던 영화이다. 23개의 인격과 마지막 하나의 인격을 가진 사람과 그에게 납치된 세 여학생들 이야기이다. 여자 주인공 얼굴이 어딘가 익숙하다 했는데 퀸스 갬빗에 나온 주인공과 동일 인물(안야 테일러조이)이다. 20개 이상의 인격 중에서 5, 6개 정도의 인격만 나온 내 기대를 적당히 충족해준 영화였다.
인격이 바뀔 때마다 다른 의상으로 인격을 표현해서 인격이 변화하는 것은 알기 쉬웠다. 물론, 의상 뿐 아니라 제임스 맥어보이의 표정, 몸짓, 말투가 다 달랐다. 특히 표정이 보는 순간 아 어떤 인격을 표현하고 있구나 하고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일관되게 잘 표현한 것 같다. 마지막 인격, 비스트는 인간이 아니니 인격이 아닌가 초월적인 존재?로 나타나는 것 같았다. 천장을 타고 다니며, 총을 맞아도 죽지 않고, 쇠창살을 휘게 만드는 존재는 인간으로서는 불가능 하다. 동물적인 존재에 가깝고 동물보다 육체 능력도 더 탁월하니 그 이상의 존재로 생각하게 되었다. 영화 마지막에 남주의 인격 중 하나가 "우리가 믿는게 곧 우리 자신이야" 라는 말을 했는데 그 대사는 주체가 범죄자였지만 스스로를 믿어도 된다는 믿음을 나에게 주는 것 같은 대사였다.
근데 믿는다고 내가 놀고만 있어서 문제지
여주의 차분한 상황 판단능력과 대처능력도 다른 두 여성과 반대되면서 상반되게 보여주는 느낌이 있었다. 내가 그런 상황이면 쇼크 먹고 기절하고 말도 못할 것 같은데 세 여성 다 각자 탈출에 시도하는 방식이 다 달라서 그 차이를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. 여주가 상황을 파악하고 9살의 인격 해드위그가 나왔을 때 친밀도를 높이면서 언제 바뀔지 모르는 그 인격을 대하는 것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이었다. 해드위그가 인격들 사이에서 약간 이리저리 휘둘리는 인격인 것 같은데 그 점을 캐치하고 해드위그를 이용하려 한 것이겠다.
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영화는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며 보고싶다. 내가 놓친 부분이 많을 것 같기 때문이다. 비스트가 여주를 죽이지 않고 "순결한 영혼이구나 어쩌구" 하고 그냥 간 부분에 여주의 과거와 남주의 과거가 연관되는 부분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할 것 같다. 여주의 과거는 꾸준히 나와서 기억이 나는데 남주는 한 번 밖에 안 나오지 않았나? 그리고 인격 별로 옷 걸려있는 것과 인격마다 방을 꾸민 느낌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. 더 찬찬히 뜯어보고 싶게 만든 인상 깊은 영화인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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